시간이 참 빠르다는 말, 흔히들 쓰지만 7년이라는 시간을 되돌아보면 그저 흘러간 숫자로만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특히 배우 故 구본임 님의 별세 7주기를 맞는 오늘, 4월 21일은 단순히 달력 위의 날짜를 넘어, 한 배우가 우리에게 남긴 깊은 울림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날입니다.
2018년, 안타깝게도 비인두암 말기 판정을 받으시고 1년여의 투병 끝에 2019년 4월 21일, 50세의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나신 故 구본임 님.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의 이름은 여러 작품을 통해, 또 그의 연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조용히, 하지만 또렷하게 불리고 있습니다.
7년 만에 다시 소환된 이름, 그 이유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그의 이름이 다시금 회자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별히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늘 카메라 앞에 서는 주연은 아니었을지라도, 故 구본임 배우는 우리가 사랑했던 많은 작품들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습니다. <늑대소년>, <식객>, <화려한 휴가>, <미녀는 괴로워>, <주군의 태양>, <호텔킹> 등 굵직한 작품들에서 그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극의 중심을 굳건히 받쳐주었습니다.
그는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잠깐의 등장만으로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마치 작품 전체의 온도를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조연의 온도’를 가진 배우였죠. 그렇기에 7주기라는 숫자는 단순히 덧셈으로 쌓여가는 시간이 아니라, 그가 쌓아 올린 연기력과 진심에 대한 축적된 신뢰처럼 느껴집니다.
‘비인두암’, 다시금 떠올리게 되는 묵직한 질문
故 구본임 배우를 떠올릴 때, 비인두암이라는 질병 역시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 기저에서 연구개까지 이어지는, 우리 몸의 가장 윗부분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비인두암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얼마 전, 배우 김우빈 님이 2017년 같은 질병으로 투병했던 이력이 있기에, 비인두암이라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그의 투병과도 연결되어 떠오르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같은 병을 겪었지만, 그 궤적은 사뭇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이러한 지점들은 故 구본임 배우를 추모하는 것을 단순한 과거의 회상이 아닌, 질병에 대한 인식 환기라는 더 깊은 의미로 나아가게 합니다.
잊혀지지 않는 ‘조연’의 존재감, 그 무게는 어디에서 오는가
주연 배우의 갑작스러운 부재는 곧바로 작품에 큰 공백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조연 배우의 빈자리는 작품을 다시 보기 전까지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 특정 장면에서 “어, 이 배우 어디 갔지?” 하고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죠. 1992년 <미스터 맘마>로 스크린에 데뷔한 이후, 연극,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연기에 매진해 온 故 구본임 배우의 탄탄한 필모는 지금도 우리 곁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그의 연기를 다시 찾아보고, 그의 출연작을 곱씹을 때마다, 비로소 ‘조연’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 무게를 지니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 무게감이 얼마나 깊이 각인될 수 있는지를 실감하게 됩니다. 7주기라는 시간 속에서도 그의 작품이 여전히 회자되고 소비된다는 사실 자체가, 어쩌면 한 배우가 남길 수 있는 가장 오래가는 추모의 형태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간은 흘러가지만, 故 구본임 배우가 남긴 따뜻한 연기와 진심은 분명 우리 마음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숫자로 쌓여가는 시간보다 더 무겁게, 그의 ‘조연의 온도’를 기억하며 잠시나마 그의 헌신과 열정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